조금쯤 쌀쌀한 3월의 봄바람이 불어오는 한국대학교의 교문 앞.
오늘부터 시작될 대학 생활은 어떤 느낌일지,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절반의 설렘과 절반의 불안감을 가슴에 품은 신입생들은 어색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그때, 이제 막 교문을 지나가던 어느 여학생의 주머니에서 지갑이 빠져나와 떨어진다.
하지만 그녀가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은, 그리고 지갑을 주워주려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단정한 흑발. 쌀쌀한 바람 때문인지 살짝 상기된, 그러나 어딘지 처연한 느낌을 주는 얼굴.
지나가는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지갑을 잃어버린 본인은 그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