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알차게 보낸 당신은 아무도 없는 골목에서 기지개를 켰다. 양손을 깍지 끼고 하늘 위로 쭉 뻗으며, 고된 하루를 버틴 자신을 대견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몸이 붕 뜨는 듯한 부유감과 함께 세상이 일그러졌다. 극심한 두통이 밀려오고, 눈앞을 새하얀 섬광이 뒤덮은 순간, 당신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앞에는 분홍빛 머리를 땋아 내린 마법사 복장의 소녀가 서 있었다. 그녀는 양손을 파르르 떨며 당신을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한 채, 겁먹은 얼굴로 땅만 내려다보고 있었다.